2년 동안 책을 읽고 느낀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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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는 대학생 때까진 책을 별로 안 읽었다. 방학 때나 2~3권 읽는 정도였다. 2019년에 취직한 뒤부터 좀 읽기 시작해서 요즘엔 한 달 평균 5~6권 읽고 있다. 책을 읽게 된 데에는 직장 가까이에 있던 교보문고가 큰 영향을 미친 것 같다.
그렇게 2년 정도 책을 읽었더니 100권이 넘는 책을 읽었다. 그 과정에서 느낀 점을 몇가지 적어보려고 한다.
1. 베스트셀러가 꼭 좋은 책은 아니다.
처음 책을 읽기 시작할 때는 무슨 책을 읽어야할지 잘 몰라서 베스트셀러에 있는 책도 사보고, 다른 사람들이 추천하는 책도 사봤다. 좋은 책의 기준을 스스로 못 세우니까 남들이 좋다고 하는 책을 주로 읽었다.
읽다보니 남들이 좋다고 하는 책이 꼭 나에게 맞는 책은 아니라는 걸 알게됐다. 사람마다 배경 지식과 가치관이 다른만큼 책에 대한 호불호도 많이 갈리는 것 같다.
또 베스트셀러에 있는 책들은 좋은 책이라서 베스트셀러일 수도 있지만, 저자가 유명해서 책이 유명해졌을 수도 있다. 게다가 서점에서 잘 보이는 위치에 있는 책들은 그만큼 마케팅 비용을 많이 쓴 책이라는 걸 알게됐다. 결국 베스트셀러에 있다고, 맨 위에 올려져 있다고 나에게 좋은 책이리라는 보장은 없다.
2. 내가 생각하는 좋은 책, 안 좋은 책
내가 생각하는 좋은 책은 저자가 자신이 실제로 경험한 바를 바탕으로 쓴 책이다. 예를 들어 주식투자 책 중에는 실제로 주식투자로 성공한 투자자가 쓴 책도 있고 투자는 별로 해보지 않은 사람이 이론만 쓴 책도 있다. 둘 다 읽어보니 자기 경험을 바탕으로 쓴 책이 더 도움이 돼서 되도록이면 그런 책을 사려고 한다.
구성이 탄탄한 책을 좋아한다. 글자 크기나 줄 간격이 너무 크거나, 여백이 너무 많은 책은 왠지 내용이 부실할 것 같다. (내 편견일수도) 마치 과제로 보고서를 내야하는데 페이지 수를 늘리기 위해 글씨 크기를 키우고 줄 간격을 높이고 여백을 늘린 것 같달까. 책의 두께와는 상관 없이 책을 촤르륵 펼쳐봤을 때 구성이 알차보이는 책을 좋아하게 됐다.
또 가끔 번역이 이상한 책이 있다. 분명 한국어인데 한국어처럼 안 읽힌달까…? 이런 책은 원서로 읽는 편이 나은 것 같다.
3. 한권이라도 제대로 읽어야한다.
책을 막 읽기 시작할 때는 몇 권을 읽었는지에 집중했다. 최대한 많이 읽으려고 하다보니 두껍고 어려운 책은 피하게 됐다. 한 권을 다 읽자마자 다음 책을 읽느라 정작 사색하고 읽은 걸 내 걸로 만드는 시간이 없었다. 게다가 책을 많이 읽으려니까 다 사기엔 부담스러워서 도서관에서 빌리거나 다 읽은 책을 알라딘에 중고로 팔았다.
나중에 돌아보니 읽었던 책이 무슨 내용인지 기억이 잘 안났다. 특히 도서관에서 빌린 책이나 중고로 판 책은 책을 깨끗하게 읽어야해서 밑줄도 안 긋고 낙서도 못 해서 기억에 남는게 더 없었던 것 같다. 이제와서 다시 읽고싶어도 집에 없으니까 읽을수도 없었다.
그래서 책을 많이 읽는 것보다 한 권이라도 제대로 읽고 내 걸로 흡수해야겠다고 느꼈다. 이제는 중요한 내용에는 밑줄도 긋고 책을 읽다가 떠오른 생각은 바로 메모도 한다. 책을 다 읽고나서도 팔지 말고 며칠 동안 사색하면서 다시 펼쳐보게 됐다. 그리고 내 생각을 글로 적기로 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정말 내 걸로 만들 수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이렇게 흡수하는 과정을 거쳐도 내 삶에 변화가 바로 일어나진 않는다.
4. 행동으로 옮겨야 의미가 있다.
취직하고 책을 읽기 시작했던 건 입사 전에 생각했던 회사생활과 실제 회사생활 사이에 괴리가 너무 커서였다. 다들 이렇게 사는건가? 앞으로 난 어떻게 살아야하지? 같은 고민이 많아져서 책을 읽었다. 책을 읽으면 뭔가 인생이 바뀔 것 같았다.
책을 100권 넘게 읽어보니 책만 읽는다고 삶이 변하지는 않는다. 같은 책을 여러번 읽던지, 비슷한 책을 여러권 읽어야 비로소 사고방식이 바뀌고, 책에서 배운 내용을 실제로 행동에 옮겨야 변화가 일어난다.
미라클모닝을 다룬 책을 읽는 것만으로는 삶이 바뀌지 않는다. 실제로 내가 미라클모닝을 실천에 옮겨야지만 내 삶에 유의미한 변화가 생긴다.
5. 고전이 왜 인기있는지 알게됐다.
“Books always speak of other books, and every story tells a story that has already been told”라는 말 처럼 시중에는 비슷한 내용의 책이 정~~말 많다. 책마다 혁신적이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있는 건 아니고 이미 나온 내용을 조금씩 변주하는 수준이다. 그래서 고전이 있기가 많은 것 같다.
지금까지 책을 읽고 느낀 점을 적어봤다. 이제는 책을 많이 읽기보다 좋은 책을 골라 읽고 내 걸로 만드는 시간을 늘리려고 한다. 올해 세웠던 목표처럼 한 달에 2권씩은 글을 써봐야겠다. 올해도 좋은 책을 많이 만났으면 좋겠다.